배우 권상우의 눈물연기가 시청자들에게 ‘폭풍 감동’을 안겨줬다.
권상우는 22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야왕’(극본 이희명 연출 조영광) 제4회 마지막 장면에서 목구멍 깊숙이 올라오는 오열을 삼키며 가슴을 쥐어뜯었다. 하지만 끝내 참지 못하고 흘러내리는 통한의 눈물은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겨울비로 적셨다.
이날 방송에서 다해(수애)의 미국 유학을 위해 다시 호스트바에 나가게 된 하류(권상우)는 악질 부장(윤용현)에게 모진 수난을 겪었다. 구둣발에 채이고 개처럼 엉금엉금 바닥을 기며 ‘하류인생 잔혹사’를 보여줬다.
이어서 박부장의 소개로 찾아간 곳은 은밀한 호텔방. 그곳에는 오류동 황여사의 탐욕스런 미소가 기다리고 있었다. 굴욕과 수치의 시간이 지나고, 하류에게 쥐어진 것은 수표 석장. 다해의 유학비용으로 쓰여질 ‘더러운 돈’을 차마 버릴 수 없었던 하류는 꼬깃꼬깃 움켜쥔 채 흐느껴 울었다.
같은 시각, 머나 먼 미국 땅의 다해가 도훈과 벽난로 앞에서 달콤한 키스를 나누며 ‘천국의 계단’을 오를 때 하류는 악몽 같은 ‘지옥의 난간’에서 자신의 불행을 저주할 뿐이었다. 한 남자는 그렇게 울고, 한 여자는 그렇게 웃었다.
이날 권상우가 보여준 눈물연기는 ‘권상우의 재발견’이 아니라 ‘권상우의 재탄생’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얼짱 몸짱 권상우, 눈물도 짱이네” “대한민국 모든 여자들이 울었다, 다해 한 사람만 빼고” “권상우씨 명연기에 10년만에 처음 글을 남겨요” “올해의 연기대상감”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제작사 관계자는 “권상우씨가 출연했던 영화 ‘통증’을 보면 얼마나 연기를 잘하는 배우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느 칼럼니스트는 권상우를 가리켜 ‘연기를 할 줄 아는 배우’를 넘어 ‘연기를 다룰 줄 아는 배우’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권상우는 제3회에서는 넉살 좋고 코믹한 하류의 캐릭터를 특유의 애드리브에 실어 웃음으로 전달하는 순발력을 보였다.
돌이켜보면 하류가 다해를 위해 마련해준 구두와 오피스텔은 결국 다해와 도훈을 이어주는 인연의 징검다리가 되고 말았다. 이날 하류가 흘린 눈물의 의미는 그동안 바보처럼 살아온 자신과의 결별을 예고하는 것이기에 다음 주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MediaPaper.KR mediapaper@ymail.com Sejin 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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